염태영 수원시장 "나는 '조용한 혁신가'…사회적 공공재로서 역할 할 것"
상태바
염태영 수원시장 "나는 '조용한 혁신가'…사회적 공공재로서 역할 할 것"
  • 임현상 기자
  • 승인 2021.06.02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을 듣다 ⑮] "수원을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든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신을 '조용한 혁신가'라고 했다. 그리고 임기 후 자신이 "수원을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든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임기 후 계획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공재로서 시민의 요구에 따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수원시)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신을 '조용한 혁신가'라고 했다. 그리고 임기 후 자신이 "수원을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든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임기 후 계획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공재로서 시민의 요구에 따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수원시)

[세무뉴스] 임현상 기자 =  염태영 수원시장은 임기 후 자신이 수원을 역사와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든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세무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염태영 시장은 민선5기 이후 지난 10여 년간 지속해 온 '사람 중심 도시'의 시정 가치를 언급하며, 자신이 '조용한 혁신가'임을 강조했다.

현역 기초지자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을 지낸 경험에 대해 염 시장은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어진 지도부 선거에서 자치분권을 표방하고 출마한 황명선 논산시장의 지도부 입성 실패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황명선 시장의 지도부 입성 실패 원인을 조직력 부재로 분석한 염태영 시장은 광역·기초의원 및 일반민들을 중심으로 한 KDLC(더불어민주당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의 전국 조직화의 필요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이른바 '내로남불'을 꼽았다.

염 시장은 "부동산 투기세력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환수되지 않은 불로소득이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정부의 판단은 잘못되지 않았다"면서도 "복잡한 시장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정책적 실패"를 지적했다.

또한, '조국사태'로부터 이어진 '내로남불'의 비판과 내부성찰의 부족이 패배의 원인이었음을 반성했다.

한편, 임기 후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로 이후 행보를 결정하지 않겠다"며 "개인 염태영을 넘어 12년의 지방행정 경험을 내재한 사회적 공공재로서 시민의 부름에 성실히 응답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염태영 수원시장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민주당 최고위원 시절에 대해 "자치분권 실현 위한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황명선 논산시장의 지도부 입성 실패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자치분권을 위한 정치적 조직화의 필요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제공=수원시)
염태영 수원시장은 민주당 최고위원 시절에 대해 "자치분권 실현 위한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황명선 논산시장의 지도부 입성 실패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자치분권을 위한 정치적 조직화의 필요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제공=수원시)

"민주당 최고위원 시절은 자치분권 실현 위한 시간…황명선 지도부 입성 실패 안타까워"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당시를 회고한다면?

"작년 12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상임위 통과를 위해 행안위원장, 민주당 간사, 당 내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위원장과의 협의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했다.

특히, 기초정부 중심의 2단계 재정분권 논의 재점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국무총리실, 청와대 정무수석부터 행안부, 자치분권위, 국회의원들까지 필요성을 역설, 당 내 재정분권특위 구성해 당론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당 최고위원이라는 위상이 뒷받침 되지 않았으면 가능하지 않았던 행보였다. 짧은 기간이었으나 자치분권을 위한 중점 현안 과제 해결을 위해 주어진 모든 권한을 활용하고, 자치분권 세력의 역량을 모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 한 발 물러나서 바라보는 중앙정치, 특히 정부와 청와대 그리고 민주당의 현재에 대한 진단은?

"얼마 전에 자산어보라는 영화를 보았다. 성리학자인 정약전이 유배지에서 '자산어보'라고 하는 일종의 실용서를 쓰는 모습에서 우리 정치의 여러 모습이 투영되었다.

정약전이 '교리에 의해 제사를 금한다면, 많은 신도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천주교와 멀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아무리 숭고하고 고매한 이상과 교리도 백성의 먹고 사는 문제보다 앞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또 한 장면은, 섬 주민이 산에서 소나무를 베어버리는 장면을 본 정약전이 왜 그러냐고 묻자, 나라에서 소나무 숫자로 세금을 매겨서 그런다고 답했다.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저 역시 최고위원 기간 중 당시 여야 간 치열했던 정치현안들 보다는 민생 과제에 주목해 발언했는데, 그런 저의 태도에 주변 지인들이 '정치를 모른다'는 충고들을 자주 하셨다. 언론도 그런 저의 발언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정치에 있어 대의나 명분도 때론 중요하지만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실사구시적 태도를 지녀야 한다.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보다 앞서는 대의명분은 없다. 민생과 동떨어져 주장되는 대의명분은 권력층의 타락, 혹은 무능을 감추는 수단에 불과하다."

- 조금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지난 보궐선거 패배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부동산 정책 실패와 공시지가 현실화로 인한 세금 부담 가중이 가시화되면서 민주당에 등 돌리는 유권자층이 확산된 것이 직접적 요인이라고 본다.

부동산 투기세력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환수되지 않은 불로소득이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정부의 판단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에서 투기세력과 실수요자가 무 자르듯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복잡한 시장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한 정책수단을 가지고 개입해 오히려 시장 혼란을 자초했고, 아파트 값 만큼 확실한 재테크 수단도 없는 마당에 이를 통한 자산 불리기를 모두 불로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단죄하듯 세금을 매긴 것도 국민 정서 상 용납하기 힘들었다고 본다.

자산어보의 한 장면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에 반하는 정책, 현실의 '먹고 사니즘'을 도외시한 정책은 어떠한 대의를 앞세웠다고 해도 자신의 산에서 나무를 베어버리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처한 정부와 민주당의 위기의 원인은 보다 근본적이다.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은 공당에게는 치명적인 지적이다. 국민을 이롭게 하는 정치가 아니라 나의 안위를 위한 정치를 하는 집단으로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조국사태'부터 시작된 일반 국민의 상실감을 직시하지 않고, 검찰과 언론의 문제로 몰아갔던 여당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표출이라고 보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근본적인 정치권 내부의 성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해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을 원인으로 지적하며 '근본적인 내부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제공=수원시)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해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을 원인으로 지적하며 '근본적인 내부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제공=수원시)

"재보궐 선거 패배 원인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근본적인 내부성찰 필요"

- 신임 지도부가 선출됐다. 황명선 논산시장이 염태영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방분권 주자로 뛰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염태영 이후 지방분권, 중앙정치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황명선 시장의 도전이 실패한 것은 뼈아프다.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지위가 지방분권 과제 실현의 큰 힘이 된다는 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지금까지 자치분권에 대한 열망은 있었으나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으로는 작동하지 못했던 데에는 조직적 구심력이 없어서였다.

저를 최고위원에 당선시킨 지역의 풀뿌리 정치인들이 탄탄한 조직을 갖춰가고 있다. 바로 KDLC이다. 전국의 기초단체장, 광역, 기초 의원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가입하여 현재 회원수가 1200명을 넘어섰다. 5월 19일 현재 1269명이다. 제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앞으로 각종 현안이 있을 때마다 자치와 분권의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다가오는 주요 정치일정에서도 하나의 세력으로서 유의미한 역할을 해 낼 것이다."

- 3선 수원시장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수원시장 이후 염태영의 정치적 행보는?

"아직 모른다. 분명한 것은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로 이후 행보를 결정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저는 개인 염태영을 넘어 12년의 지방행정 경험을 내재한 사회적 공공재이다. 저의 쓰임새는 시민이 결정하실거다. 그 부름에 성실히 응답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 될 것이다."

- 임기 후 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우리는 지금까지 단체장의 성과를 기억할 때, 큰 규모의 건축물 같은 주로 하드웨어적 요소들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제가 민선 5기 출범 시부터 지속해왔던 시정의 중심 가치는 '사람 중심 도시'였다. 시민 참여형 시정운영을 위해 행정의 여러 절차와 시스템을 개선했고, 인문학 중심 도시를 표방하며 도서관 건립, 평생교육 체계 구축에 힘썼다.

사실 이런 사업들은 마치 공기와도 같은 것이어서 그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실감하기는 힘든 것들이다. 저는 생살을 도려내는 외과적 수술 보다는 좋은 식습관으로 체질을 개선해 병을 치유하는 '조용한 혁신가' 타입인 것 같다.

저는 임기 12년 간, 물론 컨벤션 센터나 수원역 환승센터 같은 대규모 건축사업 성과도 있지만 그 보다는 우리 수원시를 역사가 살아있고,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품격 있는 도시로 리모델링한 시장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taxnews@taxnew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